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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
글쓴이
박숙자 저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17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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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박숙자

1970년생으로 계몽사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에 홀딱 빠져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랑새를 찾는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이야기를 보면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짐작하기는 했지만, 어린 마음에 ‘파랑새가 어떻게 집안에 있지’라는 이상한 궁금증이 남아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내 주위에 집안에서 파랑새를 기르는 집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파랑새’하면 동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새로 떠올린다. 동화가 던지는 교훈과 별개로 남아 있는 내 오인된 기억이다. 이는 ‘치르치르’가 ‘틸틸’의 일본어식 발음이라고 안 이후에도 여전히 책에서 보았던 ‘치르치르’로 기억하는 게으른 습관과 비슷한 일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정음사 세계문학전집과 삼중당문고, 글방문고 등을 섭렵하는 기쁨에 들떠 ‘도전’ 정신을 키워나갔으며 알 듯 말 듯한 이야기 세계를 즐겼다. 그래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인용하거나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라는 낯선 음감의 언어를 즐겨 사용했다. 대학 입학 환영회에 서‘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로...소감을 대신해 동기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오글거린다. 물론 이 기억으로 지금껏 문학을 공부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자니 내가 읽고 느꼈던 ‘명작’에 대해 좀 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조금 더 진정성 있게, 그리고 조금 더 내 삶으로 이해될 수 있는 문학으로 공부하며 살아가기 위해‘ 명작’을 둘러싼 식민지 근대와 해방 이후의 문화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서강대 인문과 학연구소에서 ‘정전의 문화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역사
‘자유 대한’에서 ‘유신 체제’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불화했던 ‘청년’ 4인의 책 읽기, 그리고 꿈과 좌절

속물교양의 탄생으로 화제가 되었던 박숙자(경기대 교수)의 두 번째 작품
책 읽기란 ‘탐침’으로 꿰뚫은 한국 현대사


‘독서문화’는 시대를 읽어내는 데 유용한 ‘탐침’이 될 수 있다. 당대에 어떤 책이 어떻게 읽혔는지 알면, 지층의 단면을 보고 지형의 변화를 짚어내듯 시대의 풍경이 손에 잡힌다.

이 책은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청년’들의 ‘책 읽기’에 주목한 독서문화사다. 해방 이후 누구든지 ‘제몫’이 없는 ‘청년’으로 살아가야 했다. 문학이란 키워드로 한국 근현대사의 이면을 파헤치는 데 골몰한 저자는 이 중 문학과 현실에서 4인을, 시대를 읽는 ‘문화적 탐침’으로 주목했다. 이념 과잉의 시대를 견뎌야 했던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준’, 혁명의 뒤끝을 앓아야 했던 김승옥 소설 『환상수첩』의 ‘정우’ 그리고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란 스테디셀러를 쓴 전혜린과 인간답게 살고 싶었지만 결국 스러진 전태일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시대와 불화하며 책을 통해 치열하게 더 나은 ‘삶’을 꿈꾸었다는 점에서 각각의 시대를 상징한다. 이들은 ‘국가’가 무엇인지 고뇌했고, ‘혁명’에 좌절했으며, ‘여성’과 ‘노동’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들이 읽고 던진 물음으로 우리 삶의 지도가 단단해졌다. 우리 역사는 그 청년들에게 빚지고 있다. 우리 역사는 이들이 읽어낸 만큼의 역사다. 이 책은 바로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더 나은 세상을 상상했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탄탄하고 명징한 문장으로 치밀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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