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도처에 있다.
아니, 도처가 길이다!”
길 위를 벗어난 작가, 세계의 오프로드를 달리다
젊은 날의 마루야마 겐지
그를 만든 기묘하고 뜨거운 여행
서른 전후의 젊은 마루야마 겐지는 오프로드 바이크와 사륜구동차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을 질주하고 케냐의 사파리 랠리를 취재하는 여행을 떠난다. 정신적인 끌림이 있는 나라 노르웨이와 카우보이의 로망이 남아 있는 미 서부를 달리기도 하고, 소설을 쓰기 위해 유조선을 타고 인도양을 건너기도 한다. 이런 여행을 통해 그는 자유와 자립을 느끼고, 소설을 생각하며, 인생에 질문을 던진다.
마루야마 겐지가 달리면서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풀어 놓은 글은 그의 고민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자신을 억압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삶을 온전히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그의 말들은 폭주하는 여행을 통해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에게 탈것으로 위험과 스피드를 즐기는 것은 단순히 치기 어린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의식과 같다. 오전 시간 집필에 몰두하며 쌓인 정신의 긴장을 육체를 움직여 털어 내는 것이며, 살아 있다는 자각과 내 몸이 내 것이라는 자유를 느끼기 위한 행동이다. 이 의식을 통해 그는 점점 ‘마루야마 겐지’가 되어 간다. 이 여행들이 지금의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토바이를 몰고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이다. 그런 확고한 자각을 느끼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자립했다고 생각했는데, 별거 아니었다. 나는 내 인생을 내 힘으로 충분히 살고 있다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책을 몇 백 권 읽어도 터득하지 못한 진리가 50시시짜리 소형 오토바이에 담겨 있었고, 그것은 불과 몇 킬로미터만 달려도 몸에 배어들었다. -31~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