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출신 작가 나디파 모하메드의 첫 소설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은 작가 아버지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란 작가는 억울하게 죽은 한 소말리아 남자에 대해 조사하던 중, 맨발로 사막을 가로지른 아버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소설은 1930년대 동아프리카를 무대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난 소년의 여정을 따라간다.
소년 자마는 위험과 혼란으로 들끓는 도시 아덴의 뒷골목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어린 여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돈을 벌기 위해 떠나버렸고, 자마는 엄마 암바로와 함께 소말리아에서 예멘 아덴으로 오게 되었다. 모자는 친척집에 머물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결국 병이 든 암바로는 죽음을 맞게 된다. 자마는 아버지의 소식을 가까이 들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아프리카 대륙의 모래바람을 헤치며 긴 여정을 시작한다.
『모래바람을 걷는 소년』은 자신의 몸과 영혼 외에는 의지할 것 하나 없는 아이가 외롭고 슬픈 시간들을 견디며 성숙해 가는 모습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작가는 소년의 눈으로 당시의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프리카 특유의 설화를 메타포로 차용하여 동화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한편 이 소설은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와 영국의 패권 다툼 아래 피 흘렸던 아프리카의 처참한 시대 상황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오랜 내전으로 인해 지금도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모국 소말리아, 아프리카의 계속되는 아픔을 그대로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