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세계 가운데 아랍어가 통용되는 지역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지역적으로는 대체로 중동과 이집트, 그리고 이 책에서 '마그립'이라고 표현한 북아프리카와 안달루스(스페인) 지역의 역사이며, 시기적으로는 이슬람 성립 시기인 7세기부터 오늘날까지다. 단순한 정치사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경제, 사회, 사상, 문화의 변천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아랍 세계가 지역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역사 경험을 갖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아랍 세계가 이러한 공통성 때문에 하나의 틀로써 사고하고 기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랍 이슬람 문명이 나름대로 사회적 문화적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양한 종교·언어·종족과 공존하면서 발전해 온 혼합 문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는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
저자는 기독교와 이슬람에 대한 연구는 소통과 존중을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하며, 이런 맥락에서 이슬람의 모습을 기형적으로 과장된 예외적 현상 속에서가 아니라 최고 경지에 달한 울라마(종교학자)나 수피(신비주의) 수도승의 가르침 속에서 찾고자 했다. 현대 아랍 세계의 형성과정을 알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서술하고 있어 아랍 세계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