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경 가이드가 아닌, 서울과 친구가 되게 해주는 책
서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란 어떤 것일까. 볼 것 없고 갈 곳 없는, 맥락 없이 커다랗고 복잡하기만 한 도시. 그러나 그닥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이 도시는 한 겹 살짝 들춰보기만 해도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져 나온다. 누구나 보지만 아무도 보지 못한 서울의 아는 듯 모르는 듯한 겹겹의 이야기를 서울 산책자 박상준이 우리 앞에 펼쳐보인다. 책을 읽다보면 동구릉에서 만나는 조선 태조의 이루지 못한 바람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남산N타워의 노랑버스에서 만나는 서울의 야경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의 잊혀진 시간을 안타까워하고, 항동 기찻길이 행여나 잘못 될까 노심초사하는 저자의 마음이 이심전심 전해져오기도 하고 삼일로 창고극장이 다시 문을 연 것이 내 일처럼 반가워지고, 비 내리는 어느 날 뮤직 스페이스 카메라타의 낮게 깔린 음악이 귓가에 들리는 것도 같아진다. 마지막 장을 넘길 무렵이 되면 굳이 소개된 곳에 가지 않아도 서울의 곳곳에 관심과 애정은 물론이요 어느덧 서울이 친한 친구처럼 성큼 다가서는 걸 느끼게 해준다.
본문에 소개된 120장소를 별책부록에서 종류별로 다시 정리해놓은 것은 물론, 때와 분위기에 따라, 동네에 따라 서울을 만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담아두었다. 미처 책에 소개하지 못해 아쉬운 곳들도 만나볼 수 있고, 지하철 노선에 따라 찾아가기 쉽도록 정리가 되어 있고, 116페이지에 담긴 「오! 멋진 서울」의 에센스와 톡톡 튀는 주제들은 이 책의 새로운 재미를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