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페미니즘의 죽음을 두려워하랴 - 다시 ‘가치’의 문제로
저자는 현 신자유주의 시대를 돈의 포르노그래피가 만연한 폭력의 시대로 규정하고, 그 안에서의 인간은 타자를 삼켜야 하는 식인주체임에도 타자와의 공존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아이러니를 ‘채식주의자 뱀파이어의 정치’에 비유한다.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정치라는 것은 폭력의 시대 공존의 가치가 결코 만만하지 않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은유다.
『채식주의자 뱀파이어』는 페미니스트이며 인문학자인 저자가 재야에 머물면서 쌓아온 통찰로 한국사회를 진단하고, 페미니즘 내부의 자기성찰을 제안하는 동시에 ‘채식주의자 뱀파이어’라는 은유로 공존의 가치를 제시한다. 또한 한국적인 상황, 즉 교육의 시장화, 프로젝트화 되는 몸, 모성의 제도화, 정상가족 해체와 다양한 가족의 등장,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등 다양한 사회적 주제들에 이론을 접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사고의 지평을 열도록 제안한다.
저자가 하고픈 이야기를 위해 문학, 철학, 정신분석, 여성학 등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고 있지만,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텍스트로 첨가하여 이론서의 난해함을 벗어났으며 따라서 흥미로운 읽기가 가능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