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오드리 니페네거의 두 번째 사랑이야기
“너와 나는 하나야, 우리는 영원히 함께해야 돼!”
2003년 데뷔작 『시간 여행자의 아내』로 큰 주목을 받았던 오드리 니페네거가 6년 만에 선보인 장편소설이다. 언제나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니페네거는 이번 신작에서도 런던의 유서 깊은 유적지 하이게이트 묘지공원과 비밀의 인물들이 사는 고급 아파트를 배경으로 초현실적이고 신비스러운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하세계와 음산한 미로를 배경으로 18~9세기 무렵 유행했던 고딕소설에, 사랑에 대한 인간의 갈구와 집착을 한층 세련되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버무린 니페네거 스타일의 새로운 고딕 로맨스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전작에서 사랑의 열정을 사그라뜨리는 위협적인 대상인 ‘시간’의 흐름을 넘어서기 위해 시간에 변형을 가져왔던 것처럼, 『내 안에 사는 너』에서 그녀는 사랑의 끝인 절대 권력자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한정된 공간과 영혼 세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물들을 창조해 냄으로써 인간의 사랑이나 감정의 흐름에 절대적 끝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쌍둥이 자매 줄리아와 발렌티나는 어느 날 엄마의 쌍둥이 자매인 엘스페스 이모가 자신들에게 어마어마한 유산을 남겼다는 소식을 듣는다. 상속 조건은 단 한 가지, 1년 동안 무조건 이모가 살던 런던의 아파트에 살아야 하고, 그들의 부모인 에디와 잭을 아파트 안에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각기 그 아파트의 위 아래층에 사는 남자들과 사랑에 빠진 쌍둥이 자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는 비밀스러운 존재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오드리 니페네거는 에디와 엘스페스, 줄리아와 발렌티나의 두 세대에 걸친 쌍둥이 자매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가족에 대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의 내밀한 풍경을 보게 한다. 간섭하고 지배하고 싶고, 벗어나고 자유롭고 싶은 애증의 끝을 보여 주는 줄리아와 발렌티나는 몸서리치게 지긋지긋하면서도 상대의 부재(不在)에 영혼의 반쪽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은 상실을 느끼는 모순 덩어리 가족 관계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조명한다. 이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이야기꾼 오드리 니페테거의 매력을 충분히 발견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