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를 통해 우리의 지난 삶과 지금의 삶을 바라보기 위한 시도를 한 책. 한편으로는 의인화한 한국 영화의 내면을 바라보는 행위로, 해방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영화들을 언급하며, 그 영화들을 매개로 그 시절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은 그 방법으로 네 가지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쾌락, 근대, 강박, 여자 등이 바로 그것인데, '근대'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은 순식간에 변한 한국의 '근대' 사회를 영화를 통하여 반성적으로 읽고자 하기 때문이다. '쾌락'은 희열을 향한 본능적인 태도가 아닌, 어지러움과 고통으로 점철된 강제된 근대의 세월을 견디거나 회피하는 방식의 하나로 본 은유적 개념이다. '강박'은 직접 현실에 부딪혀야만 하는 사안에 대해 짓눌린채 반응하는 표현들을 설명하기 위한 직접적인 개념이다. 마지막으로 '여자'는 앞서의 '쾌락'과는 다른 맥락으로,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가 쾌락 추구라는 은밀한 동기를 가진 것으로 봤을 때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은 뒤틀린 욕망과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대신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한국사회문화사'의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로써 앞으로도 광고, 건축, 패션, 만화 등의 코드를 통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할 예정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술적 엄밀함보다 나름의 시각과 감각, 취향에 맞춰 써내려간 글들은 읽는 즐거움과 동시에 해당 분야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