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식 삶’에 대한 실증적 보고서
1959년 쿠바혁명 이래 무상교육, 무상의료 원칙을 가장 중요한 전통으로 이어온 ‘쿠바식 삶’의 근원을 파고든다. 미국의 도시사학자이자 계획가인 저자는 1999년부터 10년 동안 아바나에 머물며 쿠바 사회의 밑바닥에 관한 연구조사 끝에 “그럼에도 쿠바는 살아남았다!”고 증언한다. 외부에서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호혜와 평등, 참여와 연대’를 특징으로 하는 쿠바식 사회주의를 지켜낸 밑바탕에는 풍부한 사회적 자본을 지닌 안정적이고 고도로 조직화된 ‘이웃공동체’(바리오)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저자가 쿠바의 바탕이라고 강조하는 이웃공동체는 단순히 일상생활과 문화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 공간적 환경, 사회 조직들, 내부 기구들, 그리고 정부가 상호작용하는 ‘촉매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이웃공동체에 작용을 가하는 동시에 이웃공동체도 사람들에게 반작용한다. 이 때문에 사회학에서 ‘이웃 효과’(neighborhood effect)를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가 많다. 그 성격에 따라 다양한 사회ㆍ경제ㆍ문화ㆍ의료 문제에서 주민들의 위험이 커지기도 하고 감소하기도 한다.
아바나 어디를 가도 이웃공동체 안에는 반드시 미로처럼 얽혀 있는 길과 공터가 있는데, 이것은 말하자면 ‘이웃공동체 속 이웃공동체’를 형성한다. 그래서 이 공유 공간에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교류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일한다. 이처럼 주거 공간의 공유와 협력의 필요성은 쿠바의 이웃공동체 생활이 기초하고 있는 신뢰ㆍ연대성ㆍ호혜성의 토대를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