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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각본 살인 사건(하)
글쓴이
김탁환 저
출판사
황금가지
출판일
2003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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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탁환

군항 진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박사과정을 수료할 때까지 신화와 전설, 민담, 고전소설의 세계에 푹 빠져 지냈다. 진해로 돌아와 해군사관학교에서 해양문학을 가르치며, 첫 장편 『열두 마리 고래의 사랑 이야기』와 『불멸의 이순신』을 썼다.

2009년 여름,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를 끝으로 대학을 떠난 이후, 전업 작가로 사회파 소설 『거짓말이다』 『살아야겠다』 등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사랑과 혁명 1, 2, 3』을 비롯해 31편의 장편소설과 3권의 단편집, 3편의 장편동화를 냈다.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등 여러 에세이도 출간했다. 2016년 요산김정한문학상, 2024년 한국가톨릭문학상을 받았다. 2021년 1월, 곡성 섬진강 들녘으로 집필실을 옮겨 마을소설가이자 초보 농사꾼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우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기 중 하나인 18세기 말 정조 치세를 배경으로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백동수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낼 ‘백탑파’ 연작의 야심찬 첫 작품이다. 이 연작은 역사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실학 특히 북학파들의 이상과 실천, 그 한계 등을 이야기 속에 녹여내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 조선의 르네상스였던 시대적 배경과 실사구시(實事求是), 이용후생(利用厚生)을 추구하며 새로운 조선을 향한 열망에 불타는 젊은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가 추리 소설의 외형 속에서 한층 맛깔스럽게 요리되어 있다.

한편 은 문화사적으로도 흥미로운 프로필을 보여 준다. 이 소설은 고대 소설이 필사본 단계를 거쳐 바야흐로 상업적으로 꽃핀 무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8세기 후반은 임진·병자 양대 난을 겪은 후 상업이 발달하고 흥성한 문화가 서민층에까지 미쳐 잡가와 소설이 만연하던 시기이다. 재밋거리에 불과한 소설 문학이 국가나 사찰에서 중요한 자료를 보존 보급하기 위해 사용하던 판각을 전파의 수단으로 삼게 된 것은 일종의 혁명이었다. 이처럼 방각본으로 상품화된 소설들은 하찮고 허황된 글로 폄하되며 해악으로 비난받았다.

하지만 방각 소설의 하찮음은 한편으로는 시대상을 민감하게 반영함이며, 허황됨이란 종종 사회 질서를 전복하는 과격한 상상을 내포하고 있음이었다. 천한 신분의 주인공이 해외에 나라를 세워 왕이 된다든가 여자 주인공이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출장입상(出將入相)한다는 등 조선의 봉건적 사회 제도 하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내용들이 소설의 테두리 안에서는 거침없이 시도되었다. 방각 소설의 상업적인 흥성과 그 내용의 반역성 둘 다가 근대의 소용돌이를 예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이미 을 통해 흥성했던 우리 고전소설사에 존경을 표한 바 있다. 이 작품도 소설사적 입장에서는 그 연장선 상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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