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더 픽서 The Fixer』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시민들의 눈을 가리고 대한민국 사회를 주물러 온 ‘권력’이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 그려낸 소설이다. 부정한 방법을 쓰기도 하는 해결사라는 의미가 담긴 ‘픽서’의 활약상은 일견 놀랍다. 늘 냉정하고 침착한 리더 ‘민혁’을 중심으로 모인 다양한 캐릭터의 해결사들은, 기발한 발상과 프로다운 승부 호흡을 통해 하나씩 사건들을 풀어 나간다. 마치 ‘미드 수사물’을 보는 듯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픽서에게 사건을 의뢰하는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을 파국으로 이끈 정재계의 핵심 권력이다. 세상을 뒤흔들 스캔들을, 오직 돈과 권위를 통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모습은 흡사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한 기분을 들게 한다. 또한 기득권이 힘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그 과정에서 일반인들의 일상은 어떻게 이용되고 조작되는지를 책은 섬세히 묘사해 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독자에게 전하고 있으며, ‘인본주의’에 근거한 사건 해결 과정은 무엇이 정답인지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