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허영철이 살아온 현대사가 만화로 살아났다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를 만화화한 『나는 공산주의자다』는 일제 시대 노동으로 잔뼈가 굵고, 해방 뒤 남과 북 양쪽에서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했던 독특한 경력을 가진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의 삶이 한 칸 한 칸에 숨쉬는 작품이다. 영웅의 시각에서 정리된 현대사가 아니라, 역사의 진정한 주인인 민중의 한 사람으로 살아낸 비극적인 민족사가 담담한 어투와 힘있는 그림으로 펼쳐진다.
가장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허영철의 이야기는, 민중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현대사라 할 수 있다. 거짓 포장을 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몸으로 경험한 것을 솔직하게 풀어낸 이야기는 우리 마음에 소중하게 와 닿는다. 우리가 알아야 하지만 흔히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만화’라는 친숙한 장르로 풀어내 사람들이 쉽게 마주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만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볍다’는 오해를 거둬낼 만큼 내용과 기법에서 독창적인 시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