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식민지 경성에 ‘모던 걸’과 ‘모던 보이’가 있었다면, 2000년대 한국에는 ‘뉴요커’가 있다. 「프렌즈」나 「섹스 앤 더 시티」 등 대중매체를 통해 재현된 뉴욕과 뉴요커는 현재 우리에게 삶과 상상력을 풍요롭게 해주는 기호이자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 책,『너 자신의 뉴욕을 소유하라』의 저자 탁선호는 이러한 한국 사회의 욕망이 가깝게는 해방 후 미군정 시대, 멀게는 개화기부터 시작된 미국화의 가장 최신판이라고 말한다.
10여 년간 한국은 뉴욕을 보고, 듣고, 입고, 먹고, 모방하고, 공부하고, 여행하고, 꿈꾸면서 욕망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 뉴요커의 삶이나 뉴욕의 현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24시간 계속 운행되는 지하철은 누가 운전할까? 센트럴파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들은 어떤 조건에서 일할까? 저자는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냉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워킹푸어’ 노동자의 새로운 현실을 뉴요커를 통해 그려낸다.
신자유주의의 실험장소였던 뉴욕. 우리 눈앞에 그려져왔던 화려한 뉴욕이란 그림에는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와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이 지워져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뉴욕 라이프스타일 배우기’라는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지구상 유일무이한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책 속의 진정한 뉴욕을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진짜 뉴욕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욕망을 투사시킨 뉴욕을 동경해 왔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