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돈 벌 궁리를 하고 있었다. 나도 아이에게 좋은 집에서, 좋은 것을 사주고, 좋은 걸 보여주고, 좋은 걸 함께 하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돈이 없어도 가능할 수 있지만, 돈이 있으면 더 좋을 거라고 여겼다. (엄밀히 말하자면, 틀린 건 아니지 않은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경제서도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돈을 못 벌고 있는 내가 한없이 작아 보였다. 부동산 관련 책들도 몇 권 접할 수 있었다. 자신의 돈을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도 많은 돈을 벌고 있었던, 그렇게 하지 않는 내가 바보라고 이야기 하는 책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부동산에 기본적인 개념도 전혀 잡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있었더니, 다 너무 쉬워보였다. 아, 그냥 저렇게만 하면 되는 구나! 싶은 생각이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가질 독자들을 염려하긴 했으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당장이라도 부동산을 알아볼 기세였다.

그러다 우연히 입문자들 위한, 기본적이면서도 객관적인 부동산에 관련된 내용을 알려주겠다는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제대로 뛰어들려면 기본적인 사실부터 숙지해야지 싶은 생각이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그나마 정신을 아예 놓은 건 아니었다.) 우연히 만난 책이었는데, 부동산을 생각하면서 머리가 아파지더니 한동안 책장 신세가 되었다. 그러면서 나의 부동산 부자가 되겠다!! 는 어처구니 없는 희망사항도 점점 사그라들었다.

오랜만에 펼쳐 든 책은 생각보다 너무 쉽고, 가볍고, 재밌었다. 아무래도 한동안 책장에 모셔둔 이유가 경제와 관련되고, 법과 관련된 내용이 너무 어려울 거라고만 여겼던 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입문자, 입문자들 중에서도 제일 처음에 읽어야 할 도서가 맞을 정도로 쉽게 쓰여져 있고, 부동산을 이모저모 상세히 알려주었다. 그저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서 은행님아 돈 좀 빌려주세요(굽신 굽신) 한 후 공인중개사 앞에서 사인 끝. 내꺼! 인 줄 알았더니 부동산의 세상이 이렇게 넓을 줄이야. 물론 그렇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옵션이 넓어진 건 아니지만 말이다. (시무룩) 정말 알찬 내용과 정보가 많다. 게다가 부동산 관련 정보를 어떤 사이트에서 봐야 하는지도 상세히 다룬다. 당연히 이러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뉴스를 봐도 더 수월하게 볼 수 있는 건 당연하다. 주로 갭투자를 많이 다루던 그런 책들을 읽기 전에 이런 책을 먼저 읽었으면 좀 더 현명하게 내 입장에서 각각의 책들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싶은 생각에 아쉬움이 있다.

저자는 자신이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책을 써도 되는지에 고민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끌렸던 것 같다. 부동산을 하나의 환상으로 심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살면서 알게 된 지식인데 너도 궁금할 것 같아서 갖고 왔어. 이다. 그러니 유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규제가 심해지고, 그러면서 집 값이 좀 떨어지길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럴만한 사정이 다 있구나. 그러면서 얼른 내 집을 사고 싶다는 생각만 더 커졌다. 분양에 대한 내용, 재건축, 재개발을 비교, 토지에 대한 내용, 오피스텔에 관련된 내용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이 꼼꼼하게 그리고 쉽게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준다.

내가 알게 된 유용한 정보들 몇 가지만 공유하고자 한다. 다른 분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정리도 표로 깔끔하게 해줘서 항상 한 눈에 들어온다.

- 깡통전세 : 집주인이 은행에서 받은 대출과 전세금의 합이 집값의 70%를 넘어 집이 경매에 넘어갈 때 전세금을 온전하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주택.

- 갭 투자 :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한 투자 방법, 전세를 공급

- 전세가율 :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아파트나 빌라, 원룸의 전셋값이 집값에서 차지하는 비율 –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 같다면 전세가율이 높은 집은 아무리 전세가 귀하다고 계약에 신중.

- 확정일자를 받아뒀다면 소송을 통해 건물과 토지 가치를 합쳐서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전세권 설정을 했다며 경매를 신청해 건물가치만큼만 전세금 보장 받을 수 있다.

- 전월세전환율 : 환율이 높을수록 월세부담이 높다.

- 상가주택용지 =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 거주 + 임대

- 발코니 : 서비스 면적, 분양가에 포함 안 되지만 확장 가능,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공간

- 베란다 : 아래 위층간 면적 차이로 위층에 남게 되는 공간, 확장 불가능

- 입주권 : 기존 아파트에 대한 권리 + 새 아파트에 입주할 권리, 분양권 보다 10~20% 저렴, 전망이나 입지가 좋은 동, 호수 배정, 한번에 매매대금 납부

깨알 같은 지식들이 참 많다. 이 밖에도 어플을 이용해 구매하는 방법, 뉴스테이, 행복주택에 관련된 내용들도 있으니 오로지 집을 구매할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책이 아니다. 앞으로 어른이 되어 자신의 재산을 책임져야 하는 모든 이들이 입문서로, 기본 개념을 익히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