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파 라히리의 두 번째 특별 산문집
책 표지에 대한 유니크하고도 클래시컬한 사색
서른셋의 나이에 장편소설이 아닌 첫 단편소설집으로,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 그녀는 『축복받은 집』 『이름 뒤에 숨은 사랑』『그저 좋은 사람』 『저지대』를 거치며 퓰리처상을 포함 오헨리 문학상, 펜/헤밍웨이상, 프랭크오코너 국제단편소설상 등 유수의 상을 휩쓸었고 전미 베스트셀러를 기록, 평단과 독자의 신뢰와 사랑을 고루 받는 미국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2015년 9월 10일에는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내셔널 휴머니티스 메달(National Humanities Medal)을 수여받기도 했다.
모국어라 할 영어가 아닌 외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직접 쓴 첫 산문집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를 통해 작가적 모험을 감행했던 그녀는 또다시 이탈리아어로 두 번째 산문집을 펴냈다. 『책이 입은 옷』이 바로 그 책이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에서는 내면의 빈 공간을 채워주고 자아를 실현해줄 새로운 표현 수단으로서 이탈리아어를 선택하고 배우는 과정을 그녀의 삶과 연결해 작가 특유의 명료한 문체로 진솔하게 드러낸 바 있다. 영국 런던의 벵골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줌파 라히리는 정체성의 갈등과 혼란을 영어와 벵골어, 이탈리아어의 관계를 통해 설명했다.
두 번째 산문집 『책이 입은 옷』에서도 정체성의 문제는 우리가 입는 옷, 나아가 그녀의 일부인 책이 입는 옷 즉 표지의 문제로 표현된다. 작가의 글과 책의 표지, 작가와 표지 디자이너, 예술과 시장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날카롭게 풀어쓴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책이 입은 옷』은 2015년 6월 피렌체에서 열린 작가 페스티벌에서 줌파 라히리가 이탈리아어로 강연한 원고를 바탕으로 집필한 것이다. 다른 종류의 언어라 할 시각언어에 대한 생각을 이탈리아어로 썼고 이를 책으로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