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독에, 의미 쫓기에 바쁜 독서방식을 가진 당신이라면 이 책은 처음부터 맞지 않을 듯하다. 본격 장르문학의 부상을 알리는 올해 트렌드, 그 초입에서 읽기를 권한다. 공상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발한 소재와 발상, 그리고 고전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잘 버무려진 대체역사소설이다.
때는 1985년 크림전쟁이 131년째 계속되고 있는 영국. 디킨스와 스위프트의 초판본이 암거래되고, 사람들은 작가의 이름으로 자식의 이름을 지을 만큼 문학에 열광하는 시대다. 직접 복제한 도도새를 키우며 런던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인공 서즈데이는 특수작전망 '리테라텍' 소속의 8년차 형사. 세기의 악당 '하데스'가 고전 속 주인공을 하나 둘 살해하면서 이야기들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자, 한판 대결을 시작한다. 문학적 기지와 암시가 넘치는 재미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