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 100년사에서 지금도 '영화 황제'로 기억되는 전설적인 한국인 배우 김염(본명은 김덕린)의 평전이다. 김염은 저자의 작은 외할아버지로, 김염의 아버지 김필순 또한 독립 운동가였다. 저자는 김염과 김필순에 대한 자취를 연구하면서, 김염의 화려한 삶 뒤의 역사 속의 운명과 정신적 고뇌에 매료되어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김염은 아버지 김필순이 독립운동을 해 오다 일본인에게 독살 당하자 상하이의 고모 집에 맡겨진다. 고학으로 학교를 다닌 김염은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오다 1929년 쑨유 감독에 의해 기용되어 영화계에 입문한다. 이후 출연작마다 대성공을 거두었다. 김염은 영화 활동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조선인교포협회를 조직하고 조선인 학교를 후원하는 등 동포들을 도왔으며, 특히 조선인 예술인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았다. 만주 사변이 발발하자 김염은 자신의 사인을 담은 브로마이드를 판매하여 항일 자금을 지원했고, 상하이 사변 후에는 구국운동에 참가했으며 부상병들을 구호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는 대부분 항일 영화였는데, 언론 탄압은 물론이고, 일본 순사들이 상영되는 영화관에 불을 질러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이 모두 불에 타 죽은 사건도 있었다. 조국이 해방된 후 상하이에 남은 김염은 미국에서의 영화 출연 제의를 거절하면서 중국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상하이 영화제작소 부주임, 상하이 시 인민대표대회 대표, 중국인민 정치협상회 상하이시 상무위원, 중국영화 작가협회 이사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이후 문화대혁명, 위 수술, 수용소 생활 등 굵직한 사건들과 병마를 겪다 1983년 눈을 감았다.
저자는 8년 동안 자료 조사와 중국 곳곳과 미국을 현지 답사하며 행적을 조사하고, 지인들과 인터뷰하여 이 책을 만들어냈고, 제1회 휴먼 다큐멘터리 부문의 '올해의 논픽션상' 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