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만 아름답고 황홀한 열정을 만나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미술가 14명의 삶과 작품을 여성의 눈으로 이해한다. 이 책에서는 결혼과 가정생활의 희로애락을 그림일기처럼 펼쳐놓는 김원숙 작가부터 경계를 넘어서는 여성 이미지를 그리는 류준화, 가부장제의 시스템을 조롱하는 송상희, 핑크 룸으로 초대하는 윤석남, 강인한 모성과 생명력을 담는 한애규 등의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여성미술 순례가 제미란은 이 책을 통해 여성미술가들이 마주한 세상, 타인과 자아에 대한 탐구,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그녀들의 내면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여성미술가들은 남성 작가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여성적인 삶의 이면과 여성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거나 말하지 않는 숨겨둔 욕망을 탁월하게 끄집어낸다. 누구보다 예민한 감성과 섬세한 감각을 가진 이들이 표현해낸 작품은 때로는 불편하게, 때로는 아프게 다가온다. 이 흔치 않은 경험 속에서 독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자신의 정체성, 모성, 생명에 대해 진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