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디킨슨이 쓴 1775편의 시 중에서 그녀 생전에 발표된 시는 단지 일곱 편에 불과했고, 그것도 익명으로 발표되었다. 그녀의 시는 당대의 다른 시들과 많이 달라서 생전에는 대중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고,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소수의 시안, 지식인들과 서신으로 꾸준히 시를 주고받긴 했지만, 그녀의 천재성이 널리 인정받은 것은 사후에 여동생 러비니아 노크로스 디킨슨이 그녀의 시를 모아 시집을 낸 후의 일이었다. 현대에 이르러 특히, 여성의 자주독립 정신과 선구자적 기교를 구사했던 여성 시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에밀리 디킨슨의 존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영미 시에 대한 읽을거리가 풍부하지 못한 한국에서 이번 번역을 통해 독자들이 19세기에 이미 자신만의 확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면서 고도의 정신세계 속에서 선구자적 사상과 시형을 창출해 낸 에밀리 디킨슨의 시 세계를 맛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