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즘을 근대성 내지 근대화와 연관지을 때 역사가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근대 개념에 함축되어 있는 규범적, 해방적 측면이다. 근대성에 선을 대는 나치즘 해석은 바로 그 때무에 나치즘이 해방적이었다는 이상한 함축을 갖게 된다. 포이케르트는 해방의 근대 이면에 규율과 억압의 근대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푸코의 논리를 이용함으로써 나치즘의 해방적 측면과 억압적 측면을 동시에 드러내고, 더 나아가서 나치즘의 야만성을 근대성의 본질적 측면으로 해석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나치즘이 근대의 소산이라면 나치즘 이후의 근대에 대해 어떠한 비판적 관점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의문과 더불어, 서양 근대 일반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재삼재사 가다듬는 계기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