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L. 스티븐슨의 대표적인 중편소설인 (원제는 The Strange of Dr. Jekyll and Mr. Hyde)와 세 편의 단편소설 이 함께 실려 있다. 특히 세 편의 단편소설은 국내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된다는 점에서 스티븐슨의 소설세계를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의 중단편들은 매우 환상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가 할리우드 영화의 영원한 소재거리를 제공해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가 하면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단편소설은 요즘 유행하는 괴기?환상?추리를 이미 한 세기 전에 실험해보임으로써 대중적인 소설 읽기의 재미를 일찌감치 성취해내고 있었음을 실감케 한다.
그의 중단편이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 또다른 이유로 소설 배경이 실험실이나 음침한 도시로 설정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인간의 영원한 화두인 ‘악마성’을 그려내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공간도 없을 것이다. 의 화학실험실, 의 해부실, 의 ‘전당포’를 연상시키는 듯한 의 가게 등은 각 소설의 긴장감을 더하는 데 일조한다.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 중 가장 특이한 소설은 이다. 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은 호놀룰루나 하와이 등을 배경으로 악마의 호리병에 얽힌 사연을 아주 이국적이면서도 환상적인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이 작가가 의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독특한 맛을 제공한다.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면서도 인간이 죽도록 버리지 못하는 ‘물욕’에 일침을 가하는, 독자에 따라서는 섬뜩할 수도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