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을 사랑한 노동운동가의 이야기
노동전문가 하종강. 그간 그가 노동현장에서 만났던 여성들, 그와 삶의 행보를 함께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세계 경제대국 13위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화려한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무명으로 살아갔던 그들은 어떤 슬픔, 어떤 아픔을 겪었을까? 왜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을까? 오늘날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열혈 노동운동가 하종강의 삶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긴 누군가의 어머니, 누이, 딸이자 이 땅의 ‘여성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노동하며 살아가는 여성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이 책은 무언가를 고발하거나 부조리한 관계를 지적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지 않다. 그보다 저자는 오랜 세월 함께해 온 마음 착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저자의 머리를 깎아주던 미용실 원장, 여벌의 부록을 저자에게 꼼꼼히 챙겨주시던 가판대 할머니, 따듯한 밥 한 끼라도 대접하려고 저자의 소매를 부여잡던 조합원 아주머니, 그리고 독재정권의 경찰과 정보원들에게 쫓겨 도망 다니던 시절, 아들이자 남편인 저자를 믿고 끝내 곁을 지켜주었던 어머니와 아내, 위기와 고난을 함께했던 후배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