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늘날 미국을 대표하는 프래그머티스트인 리처드 로티의 사상 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로티는 프랑스의 데리다나 독일의 하버마스와 마찬가지로 현대철학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철학자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로티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분석철학적인 미국 주류 철학의 풍토를 비판하면서부터이다.
로티는 분석철학에서 출발했지만 프랑스의 후기 구조주의나 독일의 철학적 해석학을 프래그머티즘의 관점에서 받아들여 독창적인 사상영역을 구축하였다. 엄밀하고 체계적인 논증구조를 중시하면서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주제를 다루는 영미 계통의 분석철학 전통에서 보면 로티식의 글쓰기는 대단한 파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분석철학자들이 도외시한 문학, 종교, 정치 등의 영역에 걸쳐 있는 폭넓은 주제들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전문철학자는 많지만 철학적 사상가가 드문 미국 철학계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이 책은 그의 인식론 비판의 관점에서부터 포스트모던 부르주아 리버럴리즘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관심사를 압축적으로 요약, 해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