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19년 차, 마흔다섯 살, 여성……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한 소설가 오현종의 내면 고백
스쳐가는 무수한 감정이 인생에 생채기를 내는 순간들을 세밀한 시선으로 포착한 소설가 오현종의 세번째 소설집 『나는 왕이며 광대였지』가 출간되었다. 그간 발표해온 작품들로 오현종은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변용하여 한국소설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로 평해지곤 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녀의 상상력이 극한으로 뻗어나간 후에도 그 끝은 다시 일상과 맞닿아왔다는 사실이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오현종 단편 특유의 기발한 서사는 곳곳에서 발견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그녀가 드디어 소설가로서 자신의 자의식과 내면의 상처를 소설 속에 솔직히 녹여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나는 왕이며 광대였지』는 지금까지의 오현종 소설세계에 대한 작가 자신의 코멘터리와도 같으며, 근 이십 년간 이어져온 오현종 소설의 역사가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뚜렷한 전환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