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의 주인공은 특이하게도 길거리에서 남의 주머니를 터는 일을 하는 쓰리꾼이다. 자칭 타칭 천재 쓰리꾼이라 일컬어지는 니시무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주머니는 다 내 것이라 믿는 그에게도 천적은 존재했다. 마치 개구리가 뱀앞에서 꼼짝 못하는 것처럼 그를 알게 된것은 이시카와가 그의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였다. 어둠의 일을 하는듯한 그의 눈길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고 그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것이란 예언(?)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 시기는 예정보다 가까웠고 그를 포함한 삼인은 그가 꾸미는 음모에 합류하게 된다.

이시카와, 다치바나, 니시무라는 그(기자키)의 제의에 어떤 사건에 관여하게 되는데, 그것은 돈많은 노인이 탈세를 위해 집안에 현금을 많이 쌓아두고 있으며 그것을 터는데 협조하면 1인당 500만엔이란 거금을 손에 쥐여주겠다는 것, 협조하지 않으면 비밀을 감추기 위해조용히 죽여주시겠단다. 그에게 그들의 목숨은 어떤 의미일까? 재미삼아 죽이겠다는 말을 그토록 쉽게 늘어놓고 한번 입에서 나온 말은 기필코 실천하고 만다는데, (물론 그 약속이 자신에게 유리할때만 지킨다) 그 사건 이후 이시카와는 행방불명 상태가 되어 소식을 알길 없었다.

혼자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니시무라에게도 절친은 있었으니 이시카와였다. 이시카와의 행불이후 철저하게 혼자가 된 그에게 어떤 관심의 대상이 생겨났는데, 마치 어렸을때의 그를 연상케하는 한 어린 아이와 그 엄마다. 그들은 슈퍼마켓에서 도둑질을 하다 그에게 발각되었는데, 슈퍼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도 발각된 상태라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줬고 그 아이에게 소매치기하는 방법도 전수해 준다. 왜 그토록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일까? 그 아이와의 친밀감이 그에게 위협이 되어 돌아올 줄이야. 악마(기자키)는 꼬마을 목숨을 담보로 그에게 일을 맡긴다.

’지금부터 세 개의 작은 일거리를 해치워라. 실패하면 너는 죽는다. 만일 거절하면 네가 아끼는 자들이 죽는다.’ 절대로 해결할수 없어 보이는 세가지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니시무라, 과연 니시무라는 세가지 일을 잘 해결하고 자신과 꼬마의 목숨을 구하게 될까? 책을 읽어가는 동안에도 악마(기자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수가 없었다. 거대한 악처럼 보여지는 그와 그의 무리들은 왜 그들에게 접근 일을 시키게 된 것일까? 니시무라는 소매치기 방법에도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니 절대로 가난한 사람의 주머니는 털지않고 부자의 주머니만 턴다는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에겐 니시무라 같은 사람과 만날일은 없겠지 싶다만, 글쎄 과연 그럴까.

기자키는 일을 시키려는 사람들을 뒷조사를 철저하게 해서 그 사람이 사라지더라도 찾을이가 없는 무연고인 사람만을 쓴다고 한다. 그에 걸려든 이가 바로 이시카와와 니시무라였다.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끝내는 살해당하는 역활을 그 둘에게 맡긴 사람이 기자키다. 과연 그의 뜻대로 이루어질까? 비록 책속의 이야기지만 기자키 같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몸을 움추리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 개인적인 소망을 말하자면 니시무라가 살아남아 자신이 원하는 자유를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다. 비록 스리(소매치기)가 범죄일지라도 그가 사람을 해치는 중죄를 저질렀다는 말은 들을적이 없으니 일단 그의 편이 되보련다.

"분배 때도 당치 않는 욕심을 내. 하지만 너희는 걱정 없을 거 같다. 바보도 아니고, 다나베한테서도 니시무라가 분배금 때문에 시끄럽게 한 적이 없다는 얘기 들었다." (61쪽)

"왜 살해되는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 그래, 인생은 불가해한 것이야. 이봐, 잘 들어. 애초에 나는 대체 무엇을었을까, 너는 운명을 믿나? 너의 운명을 내가 쥐고 있었을까. 아니면 내게 주어 잡히는 게 너의 운명이었을까. 하지만 애초부터 똑같은 거 아닐까?"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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