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동안 세계일주를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하는 바람에 그만 친구들과 2만 파운드를 걸고 여행에 나서게 된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 그는 프랑스 출신의 용감하고 쾌활한 하인 파스파르투와 함께 런던을 떠난다.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온갖 탈것을 이용하여 수에즈에서 인도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다시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과연 그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기상천외한 어드벤처 로망.
'80일간의 세계일주!' 이것은 곧 '세계'의 공간적 넓이를 '80일'이라는 시간으로 환원한 표현이다. 여행에서 거리 관념이 후퇴하고,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으로 여행을 파악하게 된 것이다. 소요 시간 자체도 기술의 진보와 함께 끝없이 단축되어간다. 요컨대 세계가 작아져간다. 그것은 서로 다른 여러 공간을 동시에 소유할 가능성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 세계를 카탈로그나 앨범처럼 파악하고, 그 다양한 공간이나 다양한 경이를 순식간에 소유하는 것.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세계의 다양한 공간을 순식간에 불러내어 '소유'한다는 현대적 감각의 실마리를 여기서 이미 포착할 수 있다. -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