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듯, 맛과 음식에 관한 추억과 단상
어린 시절부터 지금 모습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음식과 맛, 먹는 것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소반을 보면 고향을 향한 서늘한 그리움이 밀려오고, 장마철에는 호박 고명으로 단장한 뜨뜻한 칼국수가 생각난다. 단팥빵과 핫도그를 먹으면 이제는 소식이 끊긴 초등학교 선생님과 옛 친구의 얼굴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지난 추억과 그리움이 주요리라면 맛과 음식에 관한 단상은 보조요리이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비틀어 저자는 음식과 먹기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세 문장으로 정리한다. “1) 어릴 때는 인생에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나이가 들고 보니 그것이 사실이었음을 알겠다. 2) 삶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먹기 싫은 것을 먹는 것이다. 3) 유익함과 유해함으로 음식을 구분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음식은 맛있거나 맛없거나 둘 중 하나다.” 이 세 문장에 담긴 저자의 메시지는 이 책 전반에서 구체화되어, 때로는 킥킥거리며 읽게 하는 농담 섞인 잡담으로, 때로는 동시대 음식 문화를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진지한 성찰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