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의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철창 우리를 걷어낸 하겐베크 동물원의 역사를 통해 과학, 오락, 교육과 “노아의 방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대 동물원의 기원과 동물원이 우리에게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귀족들의 부와 명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던 미네저리에서 이국적인 동물들과 사람들의 새로움을 만나는 동물공원으로, 천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만드는 서커스에서 종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현대 동물원까지의 역사를 통해 ‘동물들’과 자신과 다르게 생긴 ‘사람들’을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찰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사람을 전시한다는 발상과 새끼 코끼리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무리를 몰살시키는 수치스런 역사까지 만나게 된다. 아기코끼리 점보는 그런 과정을 거쳐 아이들의 영웅이 되었고 우리는 그런 동물들을 동물원에서 웃으며 만난다.
우리는 기초적인 수준에서 동물원이 동물이 아닌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잘 꾸며놓은 몇몇 동물원에 가 보면, 우리는 근본적이면서도 압도적인 인간적 속성을 감추기 위해 설계된 환경에 빠지고 만다. 현대 동물원 전시의 이면에는 상당한 재정 문제가 있고, 동물들이 보다 자연적인 환경 속에서 지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울타리에는 분명히 교육적인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시하는 가장 근본적인 동기는 이론의 여지없이 미학적인 것이다. 동물원은 인간의 보는 즐거움을 위한 곳이다.
제인 구달 박사는 사랑과 동정심으로 동물의 보호를 주장하는 동물 보호론자들과는 달리 현실적인 이유로 동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질병 같은 인간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인원들을 알아야 하고 지구상에서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미 ‘인간만의 동물원’, ‘인간만을 위한 동물원’에 대해 비판할 기회를 잃었다. 현대 동물원은 더 이상 원 서식지에서 생존해 나갈 수 없는 종들을 위한 ‘노아의 방주’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장소가 되었다. 현대 동물원은 생태동물원으로서의 탈바꿈에 모두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동물원들이 동물들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고에 있다. 이 책은 생태동물원으로 그 모습을 바꾸어나가고 있는 현대동물원들에게 아스팔트 바닥을 흙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쇠창살을 걷어내고 해자를 두르는 것만으로는 진정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동물원이 될 수 없음을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