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히면서도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을 보여주었던 경쾌하고 시원한 소설 『GO』의 재일동포 작가 가네시로 카즈키의 첫 소설.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GO』가 연애담이라면 이 작품은 모험담이다. 세상에 이리저리 치이면서도 농담을 잃지 않는 귀엽고 치기 어린 고등학생들이 세상을 향해 벌이는 작은 혁명극 또는 모험극인 이 소설 역시 단숨에 읽히는 재미를 갖추고 있다.
주인공은 일류 고등학교에 둘러싸여 있는 섬과 같은 삼류 고등학교의 그렇고 그런 고등학생들로 그들은 학력 사회에서 뇌사상태와 같은 머리를 가졌기 때문에, 또는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더 좀비스'라고 불린다. "너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냐?"라는 생물 선생의 말 한마디에 감전되어 답답한 사회에 바람구멍을 뚫어 보겠다고 이들이 벌인 일은 이웃에 있는 일류 학교인 성화여고 축제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더 좀비스'의 맴버에는 3개국 혼혈아, 미국인과의 혼혈아, 코리안 재패니즈들이 섞여 있다. 이들은 성화여고 습격사건을 비롯하여 세상을 향해 몇 개의 작은 혁명을 벌인다.
하드보일드 소설을 좋아하고 재즈를 즐기며, 세상에 당하고 살지는 않겠다고 철학서와 법률서를 읽고 다니는 고등학생들의 이 모험담은 조금은 유치하지만 그 건강함과 젊음 때문에 한없이 너그럽게 읽히는 유쾌하고 재밌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