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곁에 불러낸
리영희의 삶과 사유, 그리고 실천하는 글쓰기
2017년 5월 조기대선을 앞두고 “지금 이 땅의 국민들과 널리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한 후보는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꼽았다(『동아일보』 2017. 4. 24). 이 후보의 말처럼 촛불정국 이후 “새 시대의 정의와 가치를 상상할 용기”를 이 책에서 구할 수 있다면 그건 어떤 까닭일까?
이 책 『리영희를 함께 읽다』는 2016년 2월부터 5월까지 리영희재단과 창비학당이 공동으로 기획한 ‘리영희 함께 읽기’ 강좌의 내용을 엮은 책이다. 고병권, 김동춘, 구갑우, 홍윤기, 박태균, 백승욱, 서중석, 김정남, 최영묵, 김효순(이상 게재순) 등 동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들이 저마다의 관심과 관점으로 리영희 텍스트를 독해하고, 그 현재적 의미를 여러 시민들과 함께 나눈 결과다.
기자·비평가·학자로서 리영희(李泳禧, 1929~2010)에게 글쓰기란 곧 실천이었다.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군사독재체제를 뚫고 나온 그의 글은 아홉번의 연행, 다섯번의 수감, 세번의 재판과 더불어 ‘해직언론인’ ‘해직교수’라는 타이틀을 안겨줬다. 오늘의 시민-지식인들이 리영희를 함께, 다시 읽는 까닭은 그를 현대사의 주요 인물로 기리거나 과거의 한 페이지로 간직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가 자기 삶을 걸고 싸워온 우상들 ― 식민잔재, 반공이데올로기, 핵과 전쟁 ― 이 여전히, 그리고 또다시 위력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리영희의 대표작이자 첫 저서인 『전환시대의 논리』(1974)부터 그가 투병 중에 완성한 구술회고록 『대화』(2005)에 이르기까지 리영희의 사유를 다시 사유함으로써 자유인, 해방된 시민으로 사는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