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진화하는 직업병과 환경병
소리 없이 다가와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물질
산업의학 전문의인 저자는 과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학과 영화와 노래 등 대중문화, 그리고 산업 부문과 정부 대응까지 철저한 자료를 통해 폭넓게 사유하면서 생활용품과 독성물질의 문제를 파고든다. 저자가 책을 집필한 이유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이지만 누구도 섣불리 꺼내지 않는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어떤 면에서 생수와 생수병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식수가 사고파는 상품이 되면서 생기는 갖가지 기본권 문제는 차치한다 해도, 페트병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이 발생되며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이 병들고 있는지, 그리고 무수히 쓰레기로 버려지는 병 조각들이 해양을 오염시키는지를 고려한다면 이 역시 쉽게 묻어둘 수 없는 문제다.
접착제나 레이온 천, 놋쇠 손잡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물건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엄밀히 따져보면 기술 발전이라는 공통된 연결고리가 있다. 이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유사한 문제를 일으키면서 되풀이된다.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새롭게 위험 요소가 등장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질병과 상해를 효율적으로 예방하는 일이 자주 반복해서 방해를 받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반복되는 역사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않고서는 지금껏 관례적으로 해오던 규제를 개혁할 수 없다.
또한 책은 생활용품 소비자뿐만 아니라 노동자 처우 개선과 관련한 노동 운동의 역사에도 시선을 던진다. 디메틸포름아미드(DMF)는 주로 끈끈한 코팅제에 포함되는 산업용 용매로, 간 손상에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것은 몇 주 동안 작업장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화학적인 간염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