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서 행복한 것과 행복해서 미치는 것은 행복이라는 말의 중심에서 보면 다름이 없을 것 같다. 사랑이라는 말에서도 결국은 자기와 대상이 하나로 완전히 결합될 때는 무아경의 깊이에서 나도 없고 너도 없는 지경에 당도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리라. 은퇴이후 나는 문사원의 숲에서 오로지 초록과 하늘과 바람을 느끼면서 시와 만나는 일상이 하루 종일이고 황혼이 오면 멀컨히 바라보면서 별을 헤아리는 길을 되풀이 한다. 세상의 소란과 일정한 거리에서 오로지 창작의 심연에 빠져 허우적임이 그만큼 익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