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빛별 가족의 제주 생활기!
솔빛별가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언뜻 보기엔 참 정신나간 사람들 이다. 학원이다, 과외다, 부지런히 돌려야 겨우 대학갈까 말까 하는 요즘, 걸핏하면 이사를 다니고 여행을 다니는 가족이다. 여행도 그냥 여행이 아니다. 한번 떠났다 하면 1, 2년은 기본인 세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다. 그것도 무려(?) 3명이나 되는 딸을 데리고.
똥개라도 넌, 찾아올 수 있겠지? 란 독특한 제목의 이 책은 별스럽기 그지 없는 솔빛별 가족의 단면을 속속들이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솔빛별 가족은 지난 1999년 1월초부터 2년 여 동안 제주도로 이사를 갔다. 가장(?)인 조영호 씨에 의하면 이들이 제주도로 이사를 가게 된 이유 역시 간단하다. "세계 여행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보다 어릴 때 더 많은 꿈과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서"다.
똥개라도 넌, 찾아올 수 있겠지?는 바로 솔빛별가족의 제주도 생활 2년을 기록한 책이다. 솔빛별가족 제주생활기란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엔 솔빛별가족이 2년 동안 살았던 애월 마을을 둘러싼 얘기들이 꼼꼼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구성부터가 여느 책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대표 집필자가 없다. 저자 명단엔 솔빛별가족 다섯명 명단이 모두 올라있다. 게다가 솔빛별출판사란 명칭 역시 눈길을 끈다. 솔빛별가족은 이번 책을 내기 위해 아예 솔빛별출판사까지 직접 차린 것. 물론 똥개라도 넌, 찾아올 수 있겠지?란 제목의 책 역시 이들이 직접 편집했다.
회색 노트를 주고 받았던 마르텡 뒤가르의 소설 티보가의 사람들의 주인공들처럼, 솔빛별 가족들도 매일 매일 일기를 통해 못다한 얘기를 나누었다. 일상적인 얘기들이 주를 이루지만, 때론 서운한 점을 담기도 하고, 또 때론 차마 말로 하기 힘든 얘기를 담기도 했다. 이 책은 가족들의 일기를 바탕으로 편집장(?) 격인 솔빛별 엄마 노명희씨가 재구성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속엔 가족 모두의 땀과 수고가 송글송글 맺혀 있다.
솔빛별이란 명칭으로 불리는 조예솔, 조한빛, 조한별 3자매는 폭풍의 언덕을 연상케하는 애월마을의 전원주택에서 말 그대로 시골생활을 한다. 강아지를 키우는가 하면, 물탱크 관리-보일러 작동 등 힘든 일도 손수 해결해야 한다. 네 소녀(?)들은 때론 넓디 넓은 바닷가를 휘젓고 다니는가 하면, 33마리로 구성된 동물의 왕국을 건설하기도 한다. 도무지 21세기 한국의 학생과 학부형의 생활이라고 상상하기 힘든 생활을 씩씩하게 해냈다
전원생활이란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닐 터. 이들 역시 지네, 모기 떼에 도회지에선 멸종된 머릿니까지 자연산 생물들의 공세와 싸우기도 했다. 시골생활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시골 모기가 얼마나 사나운 지를.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할 수 있는 게 바로 자연과의 교감이다. 특히 한창 감수성 예민할 나이에 오전엔 한라산 자유휴양림에서 뒹굴고, 오후엔 해수욕장에서 풍덩하는 생활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듯. 환상의 통돼지 숯불구이와 바다 낚시 얘기를 읽을 땐 모든 걸 버리고 떠나고 싶다는 유혹마저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