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출돌을 정면으로 반박하다
- 기독교와 이슬람의 군대는 하나였다
2001년 9월11일 세계무역센터와 팬타곤이 알카에다의 테러로 파괴되자 헌팅턴의 '문명의 출돌' 테제가 부상했다. 냉전구도가 해체된 뒤, 세계는 종교와 문화를 공유하는 문명 단위 간 충돌이 증가하리라는 예상이다. 이에 의하면, 유럽과 북미로 이루어진 기독교 세계에 위협적인 문명은 이슬람이다. 헌팅턴의 주장은 여러 면에서 비판받았다. 폭력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십자가 초승달 동맹』 역시 헌팅턴의 테제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11세기 에스파냐, 13세기 이탈리아, 14세기 그리스, 16세기 헝가리, 19세기 러시아를 넘나들며 이슬람과 기독교도가 하나의 깃발 아래 싸웠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수많은 전장에서 두 종교의 병사들은 공동의 적에 맞서 싸웠다. 이들 동맹은 일시적인 동맹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이해관계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엘리트 간 진정한 우정과 인간애로 형성된 경우도 있었다. 이 시점에서 저자는 묻는다. 자, 과연 이런 역사 앞에서도 이슬람과 기독교는 서로 적대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