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의 포구기행』의 작가가 만난 사람과 세상, '예술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 이성복의 남해 금산을 찾는 발걸음은 남해의 미조포구라는 곳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가 서정주의 동백꽃이 핀 선운사 골짜기로 향하며 마지막으로 '극락이 으디 별거드냐 우리들 마음 속이 극락이제'라는 소리를 만든 진도에까지 이르른다.
봉평, 섬진강, 충무 등 문학 작품과 배경지를 찾는 여행길이지만,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이라는 부제로도 알 수 있듯이 그 안에서 숨쉬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세상이야기이기도 하다. 지난 세월 잡지에 연재하고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던 작품들 중, 시인이 아끼는 작품들을 엄선하여 묶은 이 책에서 '삶과 작품'에 투영된 우리들의 삶과 거기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소중함은 예술과 사람과 세상이 곧 하나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소설가 박완서는 작가에 대해 "그는 자기가 보고 좋다고 생각한 것을 강요하지 않고 저절로 옮아붙게 하는 특이한 재주를 갖고 있다"고 했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그는 우리에게 예술의 경건함이나 위대함에 대해 강요하지 않는 대신 옆에서 속삭이듯이 낮게 이야기 하는데 그것은 마치 함께 여행하는 듯한 기분에 들게 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목소리를 낮춘 그러나, 마음 속엔 깊은 울림을 남기며 사라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