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과 윤리의 역학관계에 관한 이념사적인 저작
역사가 프리드리히 마이네케는 랑케 이후 현대 독일 역사학계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었던 인물이다. 지난날 역사 왜곡이 그치지 않고 아카데미즘에 '충실한' 역사가 가운데 적지 않은 인사들이 나치스 체제의 실상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했던 1930년대에, 일찍부터 히틀러의 권력 장악을 독일의 '더할 나위 없이 불행의 날'의 시작으로 단죄하고, 갖은 박해에도 시종일관 제3국에 저항했던 그다.
책은 근대 이후 유럽에서 전개된 정치권력과 윤리의 역학 관계에 관한 이념사적인 저술이다. 권력과 윤리 문제는 마이네케가 역사가로 입신한 이래 면면히 이어진 가장 관심있는 주제였다. 권력과 윤리는 과연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마이네케는 말한다. "국가 이성에 의한 행동 내부에는 원초적 과정과 도덕적 과정이 점차 혼합해가는 무수한 단계가 있다." 『국가권력의 이념사』는 그 변화무쌍한 단계에 대한 추적과 검증의 보고서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마이카벨리즘과 반마키아벨리즘의 역사이기도 하다.
『국가권력의 이념사』는 첫째, 마키아벨리에서 비롯되어 대체로 17세기 중엽에 이르는 절대주의의 생성기. 둘째, 17세기 중엽 이후부터 프랑스 혁명까지의 절대주의 성숙기, 셋째, 프랑스 혁명 이후에서 비스마르크의 몰락에 이르는 근대 국민국가의 생성기 등으로 크게 나뉜다. 그 시대에 국가 이성의 문제를 대표한 많은 사상가들과 현실 정치가들이 망라되며 그 중에서도 특히 마키아벨리, 프리드리히 대왕, 헤겔증이 중요한 인물로 다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