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김성도 교수가 지난 몇 년 동안 미디어, 문학, 철학, 영상 문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대담집이다. 김 교수는 지난 96년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기호학자이자 소설가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 교수와 나눈 인터뷰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해외 석학들과 대담을 가졌고, 그 내용을 국내 일간지와 계간지를 통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전달했다.
김성도 교수는 서로 눈을 마주 대하면서, 입과 귀를 통해서 나누는 인터뷰만큼, 해당 학자와 언어와 사상적 깊이를 깨닫게 해주는 데 있어서 더 적절한 수순은 없다고 말한다.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 목소리와 몸이 증발된 그들의 밋밋한 언어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운’과 개념의 구체성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김성도 교수가 대담을 나눈 사람은 움베르토 에코나 자크 데리다처럼 인문학에서 광팬을 거느리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제이 데이비드 볼터나 캐서린 헤일즈 같은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소장학자까지 다양하다. 이미 고인인 소쉬르와의 대화를 상상하며 적어내려간 가상 대담록도 있으며, 미셀 세르의 강연을 번역권을 일임받아 옮긴 강연록도 있다. 형식도 다양하고 대담 대상도 다양하지만 이 책이 얼기설기 얽혀 이루어내는 지적 네트워크는 뉴미디어 시대의 인문학의 위상, 하이퍼미디어 시대에서 언어학, 기호학의 임무 등 몇 가지 단어로 축약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총 8편의 대담록과 한 편의 강의록은 개별적으로 분리된 텍스트가 아니라, 서로 이론적 사상적 영감과 원천이 될 수 있는 간텍스트성 또는 상호텍스트성의 구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