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성의 성(gender)은 남성인가, 여성인가: 근대성 담론으로 ‘여성’을 끌어들이다
『근대성과 페미니즘』으로 출간 되었던 책이 『근대성의 젠더』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간 되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럽, 특히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분석하면서 근대성과 여성성의 관계에 주목하고, 모더니즘, 모더니티, 이른바 ‘근대성’에 관한 담론에서 늘 배제되어왔던 ‘여성’을 논의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또한 당대의 전반적인 사상과 세태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소설 텍스트에 내재된 ‘남성성’, 즉 관습화된 남성 중심적인 근대성과 모더니즘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거기에 페미니즘의 숨결을 불어넣어 근대성과 모더니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책이 오늘날까지도 유효하게 읽히는 까닭은 여성성 찬양과 남성성 비판이라는 기존의 이분법적인 비판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허구적 형식과 비허구적 형식, 정전(正典)과 비정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텍스트 속에 재현된 여성의 형상들(히스테릭한 여성, 기계 여성, ‘탐욕스러운’ 소비자, 창녀, 여성화된 유미주의자, 페미니스트, 성도착자 등)을 성별 정치학(gender politics)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근대성과 여성성의 복합적인 관계를 해명함으로써, 점점 도식화하고 있는 오늘날 페미니즘 담론에 선구적 모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