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에서 역대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역순에 따라 그들의 독서방법을 돌아보며 아울러 효율적인 독서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 최고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독서는 그럼 어떤 면에서 다를까?

시간이 없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독서를 못한다는 것은 이들의 독서를 엿보고 나면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
'얼리 버드(Early bird)'란 말의 유행의 선두주자였던 이명박 대통령은 어린 시절부터 습관화된 새벽 4시 기상 습관 덕분에 시간이 없는 와중에도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새벽 독서를 하였다.
독서를 실생활에 적용하려는 실용주의적인 면모는 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저명한 경영전문가들의 경영원리를 서울시정에 적용하기도 했다.

비판적 독서법의 대표 주자인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기치인 '혁신'를 내걸고 자신만의 독서법으로 체득한 것들을 국정에 반영코자 했으며 장르를 넘나드는 다독파로서의 모습은 독서 편식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다방면으로 눈을 돌려 독서의 다각화를 꾀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아는 것이 많기에 두려움이 없었고, 게다가 유머러스하기까지 했던 이 분을 다시 못 본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벌써 서거 1주기를 맞이한 김대중 대통령의 1년 전 영결식 장면이 눈에 선하다.
동교동 사저를 나와 김대중 도서관을 돌아보던 모습...
자신이 소장하던 도서와 자료들을 모아 문을 연 김대중 도서관 하나만으로도 생전 그가 얼마나 많은 독서를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역시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다독파이지만 내용면에서는 한층 심도 있는 독서법을 추구하였다.
내재한 학력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독서에서 찾았으며 이러한 노력의 성과물로 얻은 것 중 하나가 독학으로 이룩한 영어실력이다.
만학도들은 이분의 성과를 보고 힘을 얻으시길...

김영삼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의 독서법은 앞서 소개한 대통령들과 동일 선상에서 두고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듯 보인다.
알맹이 독서법으로 명명한 김영삼 대통령의 독서법은 다소 지양하고 싶은 독서법 중 하나이다.
열심히 책을 읽고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catch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거나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는 얌체 같아 보이는 독서법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이런 독서 습관 덕분(?)에 정치 철학이 빈약하다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것이다.
독심술의 대가인 노태우 대통령은 인간 심리와 관련된 책이나 일을 접할 기회가 많았으며, 군인 출신의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이미지 메이킹 기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한 번 읽은 책에 대한 이해력은 뛰어났다고 하는데 공격적 독서법이 그의 독서 방식을 짐직케 한다.
믿었던 노태우로부터의 배신에 이를 꽉 물고 백담사 유배시 이뤄졌던 일련의 독서들은 독서의 참 의미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좌뇌형 독서법의 박정희 대통령은 철저한 호불호가 갈리는 관심 분야의 책에 집중한 독서법을 추구하였다.
전쟁영웅이 등장하는 위인전을 탐독했다는 독서 습관은 위인들을 왜곡 해석하여 역사마저 왜곡된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반해 이승만 대통령의 독서법은 우뇌형 독서법으로 명명한다.
좌뇌형 독서법이 편협한 독서 방식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진 반면 우뇌형 독서법은 정보를 횡적으로 연결하는 특징과 함께 책을 비계획적이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을 수 있다는 단점도 포함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독서 행보와 닮아 있는 것이 김대중 대통령의 독서법이다.

나에게 독서란 어떤 의미일지 곰곰 생각해본다.
취미 생활란에 서슴치 않고 적을 만큼 독서란 가벼운 것이 아님을, 그렇다고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것이 독서란 것을 새삼 느낀다.

마지막으로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대통령 독서법 10계명을 소개한다.

대통령 독서법 10계명
제1계명 : 무조건 많이 읽어라
제2계명 : 아동기에 많이 읽혀라
제3계명 : 부모가 앞장서라
제4계명 : 반드시 전문 분야를 정하라
제5계명 :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져라
제6계명 : 나만의 독서법을 구축하라
제7계명 : 역사서적을 탐독하라
제8계명 : 오히려 고통 속에서 읽어라
제9계명 : 책을 실생활에 적용하라
제10계명 : 평생 독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