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비극에 펀치를 날리는 캄피 씨의 이야기
우울한 일상을 소심하게 비꼬는 유머
기업 변호사의 적나라한 일상과 그에게 뒤늦게 찾아온 인생에 대한 고민을 엉뚱하고 유치하게 그려낸 블랙 코미디 같은 소설로, 익명의 변호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소설 형식으로 일상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야근과 블랙베리, 계약서 등 기업 변호사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와 사건들에 대한 48편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직장인들이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실 때나 메신저로 수다를 떨 때 늘어놓는 뒷담화와 음담패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주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밀라노의 대형 로펌에서 대기업의 법률 업무를 맡고 있는 젊은 변호사 안드레아 캄피 씨. 변호사라는 거창한 직업 탓에 화려한 삶을 누릴 것 같지만 정작 그의 일상은 우울하고 구질구질하다.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며 밤늦게까지 일하고, 분재 하나를 끼고 살면서 벽과 대화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던 중 그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 잊고 지낸 일에 대한 열정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친구도 애인도 잃은 채 ‘일’의 노예가 되어 있던 캄피 씨는 뒤늦게 인생의 독립을 선언한다.
캄피 씨의 이야기는 현대인의 우울한 직장생활을 솔직하게 드러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열정에 불탔던 신입시절을 지나 어느덧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요구와 이에 순응해야 하는 현실, 일 때문에 사랑도 친구도 잃어버린 상황 등은 바로 현실에서 직접 눈으로 보는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캄피 씨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경쟁에 쫓겨 자아를 잃고 기계처럼 변해가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