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국민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불어넣으며 전쟁을 승리로 이끈 지도자 윈스턴 처칠의 평전. 명석한 판단력과 강한 리더쉽으로 20세기 초 서양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던 처칠에 대한 인식은 한동안 지나친 '숭앙'에 가까웠는데, 한편으로는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이 책은 그간 처칠을 보는 극단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밝게 그를 분석한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 제프리 베스트는 이 책에서 처칠이라는 인물의 길고, 다채롭고, 논쟁적이고, 상반되며, 영웅적인 경력을 조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의 리더십, 미국과 영국 사이의 ‘특수 관계’ 구축, 핵폭탄 개발 이후의 국제관계에 대한 통찰력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처칠은 자신의 믿음을 굳건히 지켰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많은 극적 사건들을 겪었다. 뛰어난 수사학적 재능을 발휘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쟁 시와 평화기에 변함없이 뛰어난 업무능력을 보였으며, 엄숙한 발언과 재치 있는 농담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달변가이기도 했다. 이 책은 그의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균형 있게 다루면서 내면을 비추는 신선한 통찰력을 통해 강점과 약점을 비롯한 다양한 면모를 드러낸다.
전쟁광이라기보다 지나치게 솔직한 ‘투사’에 가까웠던 처칠의 인생은 20세기 영국이라는 시공간에서 제국과 시대를 반영하는 역사적 삶이었기에 그를 읽는 것은 자연히 당대를 분석하는 일이 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처칠 식 ‘영광’, 즉 무모하게 나라를 위해 죽겠다는 정신의 종말은 슬퍼하지 않을 수 있으나 ‘기사도’와 ‘명예’는 어떤가? 그에 대한 대답으로 그는‘나라를 위해 죽는 것’이 더 이상 이상적인 죽음이 아니라는 사실은 진보를 반영하지만, 싸워서 지킬 만한 국가적 가치가 무엇인지, 특정한 나라에 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것은 진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처칠의 잘못과 실패를 지적하면서도 더 이상 그의 미덕과 업적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퇴보라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이 책은 처칠의 삶 속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그 가치를 추적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