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저항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 독립만화계의 전설 세스 토보크먼은 지난 21세기 첫 10년간 저항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이들의 목소리와 저항을 기록했고, 그것을 묶은 책이 바로 『나는 왜 저항하는가』이다.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대재앙을 가져온 소수 권력자들과 그들이 만든 제도를 독자들에게 선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9·11 사건 이후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이라크 전쟁, 나이지리아 석유 노동자들의 파업, 지구온난화, 군수산업,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쓸고 간 이후와 워싱턴 종합병원의 봉쇄와 뉴올리언스의 공영주택단지 주민들의 집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에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자행된 억압과 폭력에 전 세계의 시민들은 불복종, 비폭력 운동을 통해 저항하고 있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반전, 반세계화, 시민불복종 운동의 현장에 직접 가서 확인한 사실들을 만화로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시위에 참여하고 전 세계 활동가들에게 플래카드, 스티커, 전단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행동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흑백 만화는 거친 입자가 보이고 흑백 대비가 뚜렷한 점에서 목판화를 보는 듯하다. 거친 종이에 그린 세밀화를 디지털로 확대한 컬러 만화는 색채의 다채로움과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소수 권력자들과 독점 자본이 담합하여 일으키는 재난에 맞서는 사회적 약자들의 저항을 한 편의 모자이크화처럼 펼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