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혜경의 산문집. '패거리' 안에서의 권력을 이용해 약자를 짓밟거나, 주류 언론과 대다수 지식인들이 침묵했던 혹은 운동조직 내부의 비도덕성 등 굳이 외면하고 싶었던 사건들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악랄하게'하는 단어를 사용한 것 자체가 여성으로서 그리고 비주류로서 가져야 할 하나의 자세임을 연상시킨다. 그것은 몹시도 절박해 보인다. 논리적이라기보다는 감성적인 글들로 인해,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진흙속에 숨겨진 구슬을 찾기 위해서는 그 안에 발을 담글 수 밖에 없듯이, 현실안에서 분노하고 눈물 흘렸던 가슴으로 먼저 싸웠던 지식인의 성찰기록이기도 하다. “관찰자가 아니라 공감하고 아파하는 자매의 시선”이라는 그녀의 말은, 참으로 고맙고도 지당하다. 숨가쁜 싸움의 끝에는, '이미지와 사유'라는 글을 통해 마르고 섬약했던 소녀가 어떻게 '전투적 지식인'으로 변모했는가 엿볼 수 있는 다소 감상적인 글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