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지하 방에 찾아든 9월의 햇살, 열세 살의 아이 명훈이는 갑자기 닥친 가족의 불행을 실감하고 있었다. 성난 얼굴의 아버지, 방구석에 숨어 퍼렇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는 은실이, 이버지가 내던진 물건들, 멍한 얼굴로 그 모습들을 지켜보며 눈물 흘리는 엄마. 이 그림들은 명훈이의 머리를 무겁게 하고, 그 햇살만큼 간간이 이어지던 웃음도 사라지고 서로가 서로는 원망하는 삶. 그러나 명훈은 가족의 희망이 되고 싶었다. 빚쟁이들이 가지고 간 아버지의 휠체어를 다시 사 드리고, 가족이 전처럼 다시 화목하게 살 수 있다면....
작가는 명훈의 이야기를 통해, 소박하고 순수한 소망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 걸어가게 될지도 모르는 한 경로에 대해 들려준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여러 가지 삶의 모습, 살아서 꿈틀거리며 어쩔 수 없이 어느 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아이의 운명일 것이다.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이 지나 수요일 새벽, 사라졌던 어둠이 무너지듯 흙무더처럼 확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명훈에게도 태양은 다시 뜨는 걸까...세상 사는 모든 사람들이 갈구하는 희망, 그 끝이 없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