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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스타시스, 정치의 패러다임
글쓴이
조르조 아감벤 저
출판사
새물결
출판일
2017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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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조르조 아감벤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인간’으로서의 현대 예술가의 운명을 고찰한 미학서인 『내용 없는 인간』( 1970년)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아감벤은, 『스탄체 ; 서양문화의 언어와 이미지』(1977년)와 『유년기와 역사』(1978년), 『사고의 종언』(1982년), 『언어활동과 죽음』(1982년), 그리고 『산문의 이념』(1985년) 등의 저작들을 통하여 그의 미학적 스탠스에서의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90년에 발표된 정치철학적 선언서인 『도래하는 공동체』에서 제시되고 있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계급 등을 향한 귀속을 거부하는 ‘주체 없는 주체’에 관한 모델과 매우 닮아 있다.

그밖에도 그의 미학을 둘러싼 이론적 또는 역사적 관심은 발터 벤야민의 이탈리아어판 저작집의 편집 참여와, 1993년 질 들뢰즈와의 공저인 『바틀비 ; 창조의 정식』(1993년)을 통하여 지속되어 왔다. 이후에 아감벤은 구소련 및 동유럽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를 계기로, 언어활동을 테마로 유럽의 인간적인 조건에 관한 미학적인 고찰에서 정치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로 글쓰기의 이행을 시도한다. 실제로 ‘정체성 없는 단독성’만을 기초로 하는 공동성, 그리고 어느 한 속성으로 인하여 귀속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속성에 대한 무관심을 통하여 각자가 현재의 존재방식인 단독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토대로 공동체 구상을 제시한 『도래하는 공동체』(La comunia che viene, 1990년)를 시작으로, 『목적 없는 수단 ; 정치에 관한 노트』(1995년)에서 제시되고 있는 정치에 관한 현재적 테마들 - 생, 예외상태, 강제수용소, 인민, 인권, 난민, 은어, 스펙터클, 몸짓 등 - 을 통해 아감벤은 정치의 존재론적 지위 회복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지표가 될 수 있는 개념들을 재고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주목할 저작으로는 『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1995년), 『예외상태』(2003년), 『아우슈비츠의 남겨진 것』(1998년)의 3부작을 들 수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우리는 정치와 역사를 ‘혁명’, ‘진보’, ‘계급투쟁’ 등의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해있다. 하지만 역사를 차분히 살펴보면 ‘내분’, ‘내전’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항상 정치를 둘러싸고 있으며, 역으로 정치를 작동시키는 역설적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나 대의 정치는 오히려 그 자체로 선이 아니라 이처럼 잠재된 내분 또는 내전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현대적 장치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점을 아감벤은 그리스의 스타시스와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중심으로 논증한다. 즉 내전이 현대 정치의 상수이며,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이에 대한 방어 장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감벤 주장에 따르면, 현대 정치에서는 민주주의가 토대가 아니라 ‘내전’이 토대를 이루고 있으며 정치라는 제도가 내전의 현실화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호모 사케르’를 통해 서구의 정치철학을 근본적으로 전복시킨 아감벤은 현실 정치에 대해서도 우리 사유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리스에서의 스타시스와 관련해 데모스-오이코스-폴리스의 3각축에 대한 아감벤의 논의는 정치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함께 이번 탄핵 사태를 몰고 온 한국 정치의 근본적 후진성에 대해서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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