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학이 지배하는 세상,
이단의 학문이 주는 위험한 아름다움에 매혹당한 이들의 이야기
삶과 죽음의 이치에 매혹돼 시대가 거부하는 길을 걸어갔던 서학 무리들의 삶과 운명을 다룬 역사소설. 당파 갈등이 극심했던 조선 후기에 자생적으로 나타난 ‘이념운동권’ 서학 무리들의 삶과 고뇌, 선택, 반전, 파국과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천주학의 수괴였던 이벽과 조선 최고의 문사이자 학자인 정약용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을 매혹시켰던 생사의 이치와 그들의 선택이 불러온 파국을 면밀히 추적한다. 이벽과 정약용은 물론, 이승훈, 정약종, 정약전, 김범우, 권일신, 이가환, 이기양, 이존창 등 서학과 이런저런 방식으로 연루된 이들의 삶과 고뇌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작품은 죽은 이벽과 늙은 정약용, 반대적인 성향인 두 화자(話者)가 장을 번갈아가며 서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안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는 이벽, 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드러나는 과정, 그리고 일평생 주자학과 서학 사이에서, 현세적 삶과 이념적 삶 사이에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갈등했던 정약용의 삶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역사적 고증과 독창적 발상, 그리고 소설적 재미를 배합시킨 이 작품을 통해 이단의 학문이 주는 위험한 아름다움에 매혹당한 이들의 이야기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