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그림을 모른다고 말하는 한 큐레이터의 그림 이야기. 큐레이터가 그림을 모른다니 얼마나 무책임한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림을 모른다'는 저자의 솔직함 속에는 우리 미술계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꼬집고자 하는 용기가 엿보인다.
그림보다 더 어려운 현학적이고 난해한 비평들, 수많은 인문학적, 철학적 텍스트로 무장한 감상 리뷰, '사조'와 '전문용어'로 가득찬 미술 교육이 과연 관객들을 위한 것일까.
이책은 이러한 오늘날의 미술 문화를 비판하며 어떻게 미술을 읽고 느껴야 하는지, 미술계를 둘러싼 다양한 모습들을 들여다본다. 큐레이터로서 미술 현장에서 느끼는 한계와 문제점, 미술과 예술에 대한 입장과 미술의 필요성 등 그림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
미술을 감상한다는 것이 '어느 시대 누구의 그림이다', '어느 사조 무엇을 다룬 작품이다'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보고 감흥을 느낄 줄 알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그림을 모른다는 불량 큐레이터의 고백을 역설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아직 미술 감상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도대체 왜 그림을 보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이 먼저 보면 좋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