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 상상력을 말하다
서구 철학사에서 상상력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연구서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지와 상상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독창적인 이론으로 완성하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상상력을 단순히 의식에 덧붙여진 경험적 힘이 아니라, 지각이나 사유와 구별되는 의식의 중요한 한 기능으로 되살려내고 있다. 또한 『상상계』에는 뒤이어 발표되는『존재와 무』(1943)의 인간존재론의 단초와 『집안의 천치』 및 『성자 주네』를 비롯한 사르트르의 예술 비평서의 미학적 바탕이 드러나고 있다.
이미지와 상상력에 관한 연구가 담긴 『상상계』는 상상의식을 "네다섯 가지의 의식의 위대한" 기능 중 하나로 되살려낸 중요한 책으로 평가된다. 서양철학사에서 상상력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시되거나 소홀히 다루어져 왔고 심지어 정신을 혼란시키는 부정적인 것으로만 인식되었다. 이미지를 사물이 아니라 '의식이며 행위' 쪽으로 정렬시키고 상상의식의 조건을 일반 의식의 조건과 동일한 것으로 추론해가는 사르트르의 논지는 상상력 연구에 있어 단연 선구적이고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