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벌루션 No.3』에 이은 또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소설. 삼류 깡통학교를 다니지만 정의로 똘똘 뭉쳐 주류 사회에 대한 저항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풀어 나갔던 귀여운 뭉치들 '더 좀비스'. '더 좀비스'의 본전(本傳)이 『레벌루션 No.3』였다면,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그 외전(外傳) 정도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마흔 일곱, 키 168cm, 몸무게 65kg, 체지방 23%, 97-76-90의 신체 사이즈, 늘 같은 시간 같은 무리와 같은 버스를 타고 직장을 다니는 평범한 쉰세대의 아저씨 스즈키. 그의 일상이 뒤틀어지는 일생일대의 사건이 발생한다. 사랑하는 딸 하루카가 폭행을 당하는데, 상대는 미래가 촉망되는 복싱 유망주 이시하라. 하지만 낯선 일상의 뒤틀어짐에 짜증을 느낀 스즈키는 딸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감이 증폭하여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데, 약간은 과장된 우연으로 '더 좀비스'를 만난다. 복수에 가담하게 된 '더 좀비스'의 멤버 중 박순신(『레벌루션 No.3』을 보면 안다 어떤 인물인지.)이 스즈키를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마지막에 이시하라와의 결투로 끝을 맺는다.
작가 특유의 경쾌하고 역동적인 묘사는 한 편의 복수극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거칠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재미를 안겨준다. 오히려 라스트신이 싱겁게 느껴질 정도로 박순신과의 훈련 과정은 주먹을 불끈 쥐게도 하고, 훈련이 힘들어 박순신에게 조용히 던지는 스즈키의 욕 한마디 '씨팔'과 함께 그 무게감을 느껴볼 수도 있다. 자, 그럼 특훈의 결과는? 키 168cm는 당연히 같지만 몸무게 63kg, 체지방 12%, 90-69-89로 대변신. 그리고 결투 결과는? 누구의 승리라고 말하기 전에 박순신이 스즈키에게 던지는 한 마디를 떠올려 본다.
"한 가지만 물어보겠어. 아저씨는 이시하라에게 폭력을 휘두르려 하고 있어. 폭력에는 정의도 없고 악도 없는 거야. 폭력은 그냥 폭력일 뿐이야. 그리고 사람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반드시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