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bitch)'는 암캐 혹은 음탕한 계집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좀 더 고상한 표현으로 '팜므 파탈'이라 불리기도 한다. 남자를 망치는 여자들, 하지만 남자들이 넘어 오지 않을 수 없는 여자들. 저자는 이 책에서 적극적으로 비치를 옹호한다. 성적 매력을 활용하는 것은 여성성의 표현이며 자아 실현의 한 방식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오히려 이 책이 공격하는 것은 성녀(聖女)를 추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요부에 열광하는 사회의 위선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선배 페미니스트들이 취했던 계몽적인 자세 대신, 당돌하게 느껴질 정도로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때 마약에 찌들고 난잡한 섹스를 즐겼던 자신의 경험조차도 거리낌없이 드러낼 정도다.
책은 구약의 데릴라부터 힐러리 클린턴까지 '암캐'로 불렸던 이들에 대한 갖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며, 새로운 페미니즘을 알린다. 5년 전 미국에서 출간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며, '여성성'에 주목하는 제3세대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